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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은 유월 드디어 아버지의 정성에 응답하듯. 비둘기가 알을 하나 낳았다. 지금 거의 일주일째 품고 있는데.. 내가 듣기론 비둘기는 암컷수컷이 번갈아가면서 알 품는다고 한거같은데. 얘는 그냥 혼자 다 하는 모양이다. 확실히 처음 품을 때보다 요새 보면 좀 말랐다. 뭐라고 맥이고싶은데 먹여줄 수도 없구 원. 비둘기 화이팅. + 최근에 쇼파에 앉아있는데 깜짝 놀랄 정도로 푸드덕 대는 소리가 나서 뒤를 돌아보니까 다른 비둘기가 알 품고 있는 우리집 비둘기를 위협하는게 아닌가. 처음엔 그냥 그런가 했는데 그러기를 여러번 하는 거 보니까 훼방을 놔서 집을 뺏으려는 것 같다. (지금이 한창 산란기) 아무튼 그런 싸가지 없는 작태를 보고 있노라니 정말 열이 받았는데, 그 중 제일 열받은 사람은 우리 아버지. 다음에 또 저러면 주.. 2021. 6. 11.
막걸리의 오월 둘레길 걸으러 나가는데 비둘기가 햇살아래 느긋하게 앉아있었다. 비둘기를 보면 왠지 얄밉다. 우리집 윗층에 비둘기 부부가 새끼를 깠는지 얼마 전에 보니 우리집 실외기 있는 곳에 껍질이 떨어져있었다. 보아하니 계란껍질이나 뭐 그런건 아니구. 아마 동물들이 본능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숨기기 위해서 그런 부화한 알껍질이나 이런건 어디다 버리는 모양인데, 그렇다고 이렇게 경우없게 하는 건 아니지 싶다. 게다가 저렇게 철없이 광합성이나 하고있다. 근데 또 자꾸 사람 신경쓰이고 설레게 왜 오냐고. 그때도 이렇게 며칠동안 간보고 하다가 알을 낳았기 때문에 기대를 하게 만든다. 집이라도 지어달라는거야 뭐야 대체. 자꾸 비둘기 비둘기 하니까 화가 날 지경이다. 하긴 오죽하면 옛날 전래동화에 비둘기가 밭에 심어놓은 씨앗을 다.. 2021. 5. 26.
푸른 5월 우리 회사에 친한 부장님 한명 있는데 엑스재팬 매니아라서, 옛날에 무려 다큐에도 출연한 분이 계신다. 음악 좋아하셔가지구 나랑도 종종 음악 얘기하는데, 어느 날 출근길에 유타카 오자키 라이브 영상을 보고 완전 반해서 회사 와서 부장님하구 한참 떠들떠들했는데, 한달 후 쯤? 내려와 보라구해서 내려갔더니 이렇게 씨디선물을 해주셨다. 씨디 선물은 고딩 때 이후로 처음인데다가 그 까칠한 양반한테 이런 선물을 받은 것이 왠지 감동적이어서 괜히 부장님 앞에서 주절거리면서 떠들었더니 됐고 빨리 올라가란다. 모니터 앞에 놓고 일했다. 비를 쫄딱 맞구 벌벌 떨면서 추워하는게 너무 안쓰러워 처음 봤지만, 용기내어 어깨를 안아줬더니 의외로 피하지 않고 나에게 안겨 갑자기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울 것만 같은 유타카 오자키 때문.. 2021. 5. 12.
즐거운 4월 꾸준히 돼지밥을 주고있다. 주로 마트에서 좀 저렴한 긴 식빵이나 세일하는 빵이 있으면 사뒀다가 준비해간다. 이 날은 식빵하고 옥수수 모닝빵을 잔뜩 가져갔다. 가는데 배고파서 뭐 먹을꺼 없나 하다가 이 돼지밥이 생각나서 몇개 꺼내먹었다. 근데 봉투 여니까 빵냄새가 너무 구수해서 내가 몇개 집어먹으니까 엄마도 아빠도 다 달라고해서,(ㅋㅋㅋ) 몇개씩 먹으면서 갔다. 갔더니 돼지는 없었는데, 와서 먹겠거니 하고 빵을 뿌려놓자 마자 아기 맷돼지들 등장. (제일 왕으로 보이는 녀석은 경계심이 엄청 심해서 사람이 있으면 절대 가까이 오지 않더라) 아무튼 아기라도 해봤자 좀 크기가 작을뿐 사납게 생긴건 매한가지. 이 전날 비가 많이 와서 먹을 게 없어서 굶었는지 정말 정신없이 먹는데 그게 정말 안쓰러웠다. 심지어 애들.. 2021. 4.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