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캥거루 날씨

막걸리의 오월

by Radhaa 2021. 5. 26.

팔자좋은 비둘기

둘레길 걸으러 나가는데 비둘기가 햇살아래 느긋하게 앉아있었다.

비둘기를 보면 왠지 얄밉다.

우리집 윗층에 비둘기 부부가 새끼를 깠는지 얼마 전에 보니 우리집 실외기 있는 곳에 껍질이 떨어져있었다.

보아하니 계란껍질이나 뭐 그런건 아니구.

아마 동물들이 본능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숨기기 위해서 그런 부화한 알껍질이나 이런건 어디다 버리는 모양인데,

그렇다고 이렇게 경우없게 하는 건 아니지 싶다. 게다가 저렇게 철없이 광합성이나 하고있다. 

 

으 이 구

근데 또 자꾸 사람 신경쓰이고 설레게 왜 오냐고.

그때도 이렇게 며칠동안 간보고 하다가 알을 낳았기 때문에 기대를 하게 만든다.

집이라도 지어달라는거야 뭐야 대체.

 

그래서 집

자꾸 비둘기 비둘기 하니까 화가 날 지경이다. 

하긴 오죽하면 옛날 전래동화에 비둘기가 밭에 심어놓은 씨앗을 다 쪼아먹어서 

화가 난 농부가 부지깽이로 때려서 멍이 들어서 저렇게 퍼렇다는 얘기가 있다. 

근데 또 뭐 어쩔수가 없어서 내가 저 스티로폴 박스를 주워다 놨는데,

아버지가 산에 가서는 저렇게 둥지를 꾸려왔다. 

금방 뚝딱 해오셨는데 잘 만들어가지고 리스인줄 알았다.(ㅋㅋㅋ)

내 친구는 꽃가게에서 팔면 살수도 있을거 같다고 했다. 

(주변에 비둘기 똥은 매너있게 처리함) 

 

👇 나무 리스 

둘레길 가는 길

오 이 꽃은 흰색만 봤는데 이렇게 핑크색인건 처음 봤다.

핑크색도 이쁘다. 

 

쪽동백나무

난 맨처음에 후박나무인줄 알았다.

꽃이 너무 청초하고 이뻐서 놀라웠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쪽동백나무란다.

이파리가 비슷하긴 한데 후박나무는 좀더 이파리가 두껍고 꽃도 프랑지파니 스타일이란다. 

 

아카시아 할아버지

나무가 어찌나 크던지. 할아버지 나무였다.

아카시아 꽃이 그야말로 주렁주렁 매달린게 장관이었다. 

 

내려와서 편의점 아이스커피

둘레길 돌고 내려와서 편의점에서 아이스커피 마시는게 행복. 

여기서부터는 그냥 오르막도 내리막도 아닌 평지를 럴럴러 걷는거라 좋다.

 

폭포동(황허 아님)

둘레길 다 내려오면 저 위쪽으로 공사를 하던데 그래서 그런지 여기가 완전 황토물이 됐다.

엊그제 봤더니 다는 아니지만 그래도 많이 맑은 물로 돌아와서 다행이었다. 

 

굿바이

광명 코스트코 가는 길에 봤다.

생각 없이 차안에 있다가 보니 이전 하는 곳 너무 먼거 아닌가? 싶었는데, 

저렇게 까지 써붙이시는거 보면 그만큼 단골이 많았다는 뜻 같고, 저 양복점 주인분의 성실함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 보기 좋았다. (추리왕) 

 

~어버이날 외식~

이름하야 '얼큰 추어탕' 이라는데, 그냥 고추장을 풀은 매운탕 같았다. 

아무리 식당이 잘되고 사람이 많아두 그렇지, 깻잎도 그냥 통째로 막 한줌 뿌려넣듯이 주는게

난 정말 별로였다. 마늘도 다지지도 않고 통째로 들어가있었다.

아버지왈 '난 그 마늘이 좋던데.' 이러니 음식장사 참 어렵다.

아무튼 어버이날인데 아버지가 사주셔서 좋았다. 

 

~라다의 미친 당근케이크~ 

어버이날때마다 케이크를 샀었는데 이번엔 내가 만들기로 했다.

버터를 태워서 반죽하는 방식으로 만들었는데 그거 덕분인지 정말 맛이 좋았다.

프로스팅은 100% 올린 생크림에 크림치즈 섞었는데 질감이 가벼워 묵직한 케이크랑 잘 어울렸다.

문제는 파운드케이크 틀에 구웠는데 뺄때 잘 안빠져서 꺼내다가 두동강이 났다. 아유 열받아.

엄마아빠께 똑똑히 말씀드렸다. 이거 어 버 이 날 이 라 만든거라고. 아시겠어요? 

 

바밤바맛 막걸리 

막걸리를 매일 매일 다른걸로 내내 사마셔봤다.

인위적인 향이 거슬리긴 했지만 그래도 달달한 바밤바 맛의 막걸리가 좋았다. 

 

이건 경험해본 것으로 만족. 
어느 토요일

멧보러 가는 길. 비가 오고 난 뒤 였나. 하여튼 날이 맑고 깨끗했다.

이 동네는 저렇게 산이 보이는게 정말 일품이다. 

 

망신1 

난 정말이지 이 가게의 작명센스에 치를 떨었다.

왜냐면 난 이게 '알잖어~' 를 약간 익살스럽게, 가게 상호용으로 바꾼거라고만 생각했다.

실제로 그런 가게들이 많으니까. 예를 들면 코박고 먹을만큼 맛있어서 '코바코'인 돈까스 가게도 있고,

약국에서 파는 피로회복제 개념 액제 중엔 '히미팔팔액' 이라는 것도 있다. 

하긴 알즈너라고 하면 발교정구를 취급하는 가게라기 보단 골뱅이 무침이 일품일 것 같은 호프집이

연상되는 이름이긴 하지만 뭐 아무튼. 

게다가 여길 지날때면 난 꼭 이 안일권이 익살스럽게 알즈너~ 하는게 떠올라서 저길 지나갈때마다

몰래 피실피실 거렸다. 근데 아무래도 좀 이상해서 찾아보니 왠걸, 

무려 Dr. 알즈너 박사가 개발한 발교정구 였다. 그래서 알즈너였는데 그걸 안일권하고 엮었네 내가. 

알~즈~너 

 

고로케

아버지가 화계사에 잠깐 들른다고 하셔서 고로케를 먹으며 기다렸다.

여기도 고양이가 몇마리 있다. 

멧 있는 곳에도 고양이가 두마리 정도 있어서 물에 불린 멸치를 챙겨갔던 터라 내려서 몇개 줬는데 관심도 없다.

그래서 나도 그냥 차에 들어와서 코로케를 마저 먹고 있는데 아버지가 내려오셔서는 그러는거다.

대웅전 가는 길에 고양이 녀석이 한마리 있는데 어떤 여자보살님이 지나가면서 말해주시길

그 녀석이 귀신같이 젊고 예쁜 여자만 좋아한다고 했다며 빨리 가보란다. 

갔는데 본체도 안하면 제가 기분이 별로 안좋잖아요 아버지. (진지)

근데도 자꾸만 가보라고 해서 억지로 갔다. 

 

망신2 

가보니 고양이 녀석은 졸려서 정신이 없었다. 

야! 하고 불렀더니 한번 쓱 쳐다보더니 관심없다는 듯 다시 꾸벅꾸벅 졸았다.

아빠 제가 안간다고 했잖아요...

 

막걸리 매니아의 퇴근길 
엔젤 카네이션 

5월 중순때쯤 길상사에 이 꽃이 피는데 정말 너무 예쁘다.

실제로 보면 꽃은 정말 딱 딸기우유 색깔이고 줄기는 약간 허연빛이 도는 연두색인데 

그 두 색 조합이 기가막히다. 

다음 꽃검색으로 보니까 패랭이라고 나오는데 내가 보기엔 아무래도 카네이션인거다.

그래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다음에 가보니까 꽃이름 팻말이 있길래 보니까 '엔젤 카네이션' 이란다. 

 

누룩 구매

막걸리를 한 일주일을 줄기차게 마시다가 내가 한번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영등포 시장에서 누룩을 샀다.

 

친구 방문

얼마 전에 퇴사한, 나랑 동갑인 남자대리가 갑자기 회사에 찾아와서는 커피를 주고 갔다.

동갑이라는 이유로 나한테 친구 친구 하는게 좀 의아한 애라서 얘가 왜 이래? 하는 마음이 먼저 들긴했는데,

그래도 이미 퇴사한 회사 앞을 지나는 길이라고 커피까지 사다 주는게 꽤나 고맙고 기뻤다. 

 

막걸리 매니아의 퇴근길

금요일. 그냥 보낼 수 없어 막걸리 한병 샀다. 

엄마가 수육 해놨다고 해서 상추랑 깻잎도 샀다. 

 

뭐어? 

 

선인장꽃

둘레길 내려와서 집에 가는 길에 되게 오래된 미장원이 하나 있는데 가게 앞에 화분을 엄청 가져다놨다.

그중에 선인장이 있는데 저렇게 큰 꽃을 피웠다. 너무 이국적이고 큰 꽃이라 놀라웠다. 

 

주말에 시장

주말에 설렁설렁 걸어서 시장 가는게 정말 좋다.

저 노란 가방이 최근에 산 내 데님 조거팬츠랑 색이 잘 어울린다.

그리고 엄청 커서 저기에 오만가지 다 사들고 어깨에 둘러매고 집에 갈때도 기분이 좋다.

저 날 산것 : 샐러리 + 양파 + 감자 + 가지 + 대파 + 비트 + 참외 + 토마토 + 레몬 

*채식주의자 아님*

 

맘모스빵 

당근 케익도 여러번 만들고, 크림 도나쓰도 만들고 했는데도 생크림이 아직 남았다.

마지막 남은 걸로 맘모스빵을 만들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만들었다.

 

팥이 왜 저렇게 됐을까

말하자면 큰 팥빵을 만들어서 그걸 길게 밀어주는데 미는 과정에서 잘못 됐나 저렇게 팥이 자릴 잘못 잡았다.

전에 만들어뒀던 시나몬 소보로를 듬뿍 묻혀 구웠고, 너무 달까봐 딸기잼은 조금 발랐다.

그리고 콩가루 섞어서 단단하게 휘핑한 생크림을 발라주었다.

진짜 맛있는거 x 맛있는거의 결정체였는데, 과한 느낌이 좀 있었다. 부족하니만 못하달까. 

 

첫 평양냉면 개시 

얼마전 평일에 퇴근하고 가족들하고 을지면옥에 가서 평양냉면 먹었다.

수육이 예전만 못해진 느낌이었다.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다. 

 

집에 오는 길

청와대 뒷길로 해서 오는 길을 좋아하는데 저 노란 데이지가 너무 이쁘다.

하얀 데이지는 많이 봤는데 노란 데이지는 정말 처음 보는 것 같다.

이 노란데이지는 사랑스럽다는 말이 딱 어울린다.

디즈니 공주로 친다면 벨이다.

 

이 때 아카시아가 절정이어서 부암동쪽 지나갈 때 차로 온통 아카시아 향기가 들어오는데, 

가족들하고 즐겁게 냉면도 먹고, 좋아하는 길을 지나 집에 오는게 정말 좋았다. 

 

또 당근케이크

당근케이크가 정말 맛있어서 제대로 만들어보려고 틀도 샀다.

역시 케이크라면 둥글어야 맛이다. 

같이 사진 찍을 귀여운 걸 하나 찾아냈다. 지난 포르투갈 여행 때 들른 모스크바에서 산 자기 고양이. 

 

레이번 

안그래도 가방에 매달 인형을 사고싶던 차에 이 인형이 너무 귀여워서 2개나 사버렸다.

난 언제부터 동물 블로거가 됐을까. (ㅋㅋㅋ)

 

새끼 까마귀

오늘 아침에 우연히 봤는데 아 정말 얘도 너무 귀엽다. 부리 빼면 인형 사진 하고 똑같네. 

가방

좀 유치하지만 가방에 이렇게 주렁주렁 다는거 나도 해보고 싶어서 해봤다.

저 커다란 2개는 몇년 전 러시아 여행때 모스크바에서 산거고, 작은 하트랑 클로버는 내가 아마 대학생때

친구랑 이대에서 산 것 같다. 저걸 저렇게 요긴하게 써먹네. 

 

아련한 10층

점심시간에 가끔 산책이 싫으면 계단을 오르 내리는데 낡은 건물이기도 하고, 층마다 청소 담당자가 달라서 그런지

뭔가 담당자마다의 개성이 있다고 해야하나. 저 강아지 퍼즐 액자는 너무 아련해서 좀 슬플 지경이었다.

 

망신3

마이스터에게 옷을 맡기러 갔다. 

뭐랄까. 단골이라고 해도 단골로 안대해주시는 좀 까칠한 분인데, 내가 들어갔는데도 본체만체 하시길래

잠깐 그 자리에 서있었더니 그러시는거다. '먹을거 있어요?' 

아니 대체 왜 갑자기 먹을 걸 찾으시나 싶기도 하고 그걸 또 나한테 물어보시는 것도 의아해서 

'네...? 먹을거요...?' 했더니, 그게 아니라 '뭐 할거있어요?' 라고 하셨단다. 

정말 말도 안되는 헛소리라 아저씨도 나도 웃음도 안났다. 그냥 나만 잠시 창피스러웠다.

내 입장에선 내가 들어갔을 땐 당연히 용건이 있으니까 간거니까 뭐 할거있냐는 질문은 생각도 

못했던 것 같고 그게 먹을거 있냐는 소리로 들린 것 같다. 

 

바나나 다크 초코 어쩌구 - 맛있음
고두밥

대망의 막걸리 빚기 도전. 

찹쌀과 맵쌀을 반반 섞고 알밤까지 잔뜩 얹어 고두밥을 지었다. 

 

주물주물

달고 맛있으라고 얼마전 만들어뒀던 디종조청까지 잔뜩 넣고 누룩 넣고 치대줬다.

손으로 막 뭐 으깨고 만지고 그러는거 좋아해서 신나게 했다.

 

문제의 고라니 1호

난 내 막걸리 이름을 '고라니'라 지었고, 만들기도 전에 매우 설레하며 걸러서 주변 사람들한테 나눠 줄거 

생각하면서 스티커까지 만들고 엄청나게 설쳐댔다.

만들고 다음 날, 슬쩍 열어보니... 시큼한게 아니 딱 봐도 망한 느낌이었다.

난 진짜 이게 망할거라곤 생각도 못해서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아무튼 그래도 그냥 둬보자. 하구 뒀는데 결론은. 일단 발효는 잘됐다 매우. 아주. 

근데 뭐가 문제였는지 너무 셨다. 찾아보니, 아마 좋은 균이 죽고 젖산균이 발효된 경우거나,

온도가 너무 높았다거나 물이 많았다거나, 당화 성분이 부족했거나, 누룩이 안좋았다거나 등등.

사람들이 발효는 과학이라고 하는게 괜히 하는 말이 아니었다. 

 

고라니 2호

그래서 이번엔 현미흑미로 2호를 만들었다.

이건 과연 어떻게 됐을까. 

결론 : 역시 망함. 

 

저의 고라니 연구는 쭉 이어질 예정입니다. 

기대해주세요. 달달한 막걸리를 거를 수 있게 되면 다들 우리집에 놀러오세요. (진심) 

 

⬇⬇ 얼마 전에 우연히 읽은 김구 선생님 글귀인데 내용이 너무 좋아서, 저도 종종 다시 읽을 겸 올려둡니다. 

 

나이 들면 나만큼 대단한 사람이 없으며,

늙고 나면 나보다 더 못한 사람이 없다.

돈에 맞춰 일하면 직업이고,

돈을 넘어 일하면 소명이다.

직업으로 일하면 월급을 받고,

소명으로 일하면 선물을 받는다.

칭찬에 익숙하면 비난에 마음이 흔들리고,

대접에 익숙하면 푸대접에 마음이 상한다.

문제는 익숙해져서 길들여진 내 마음이다.

집은 좁아도 같이 살 수 있지만,

사람 속이 좁으면 같이 못 산다.

내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에 도전하지 않으면

내 힘으로 갈 수 없는 곳에 이를 수 없다.

사실 나를 넘어서야 이곳을 떠나고,

나를 이겨내야 그곳에 이른다.

갈 만큼 갔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얼마나 더 갈 수 있는지

아무도 모르고,

참을 만큼 참았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얼마나 더 참을 수 있는지 누구도 모른다.

지옥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미워하면 된다.

천국을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사랑하면 된다.

모든 것이 다 가까이에서 시작된다.

상처를 받을 것인지 말 것인지 내가 결정한다.

또 상처를 키울 것인지 말 것인지도 내가 결정한다.

그 사람 행동은 어쩔 수 없지만

반응은 언제나 내 몫이다.

산고를 겪어야 새 생명이 태어나고,

꽃샘추위를 겪어야 봄이 오며,

어둠이 지나야 새벽이 온다.

거칠게 말할수록 거칠어지고,

음란하게 말할수록 음란해지며,

사납게 말할수록 사나워진다.

결국 모든 것이 나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나를 다스려야 뜻을 이룬다.

모든 것은 내 자신에 달려 있다.

 

백범 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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