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9/PORTUGAL

[포르투갈] 포르토에서 빈둥대기 + 다시 리스본으로

by Radhaa 2019. 12. 11.

아침 식사

 

7시부턴가 아침 시간이라고 했다.

나는 6시 30분부터 아침식사 시간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대부분 나는 그렇게 아침 먹는 시간을 기다린다. 여행와서는 늘 일찍 일어나는 탓도 있고, 아침에 뭔갈 먹어야

비로소 시작이 된다는 느낌이 들어서 인지 빨리 뭔가를 입에 집어넣어야 한다. 

못참고 6시 50분쯤 갔더니 얼추 준비가 끝났다. 빨리 떠나야하는 것처럼 보이는 여행자가 지금 먹어도 되냐니까

그러라길래 나도 같이 시작했다. 

저 (어란이었으면 좋겠는) 네모난 것은 잼이다. 스탭이 자꾸만 먹어보라고 권해서 결국 한조각 집었지만, 

내 취향은 아니었다. 

 

쿠키 

 

쿠키가 보인다. 지금보니까 먹고싶은데 저땐 왠 안먹었지? 

사과도 왜 안먹었지? 

 

LIDL 마트 

 

유럽은 마트가 일찍 여는게 진짜 좋다.

아침 먹자마자 마트를 가서 필요한 것들을 싹 사고 다시 숙소에 두고 놀기로(!) 했다.

근데 왜 이것밖에 사진이 없을까.

초코렛, 복숭아, 피리피리 소스 뭐 이런 것들을 샀다.

다시 콤비커피

 

할일은 없고, 커피는 뭔가 마시고 싶고 해서 다시 콤비커피에 왔다.

그래, 아직 플랫 화이트는 생소해서 그럴꺼야. 아마 아메리카노 정도는 괜찮을거야 그렇지? (자기최면)

그렇게 콤비커피에 도착해서 아메리카노를 시켰는데 세상에 맹물도 이런 맹물이 없었다.

어떻게 다들 여기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긴 나도 마찬가지) 

아무튼 이렇게는 마실 수 없어서 샷 하나 더 추가해달라고 하고 돈을 내려는데 어제 그 주인이 괜찮다고 됐다고 했다.

와씨 완전 이 가게 VIP인 느낌이 들어서 다음에 또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ㅋㅋㅋ)

그래서 다들 이렇게 와있는 모양이다. 

 

도넛 복숭아

 

다시 숙소에 잠깐 들어와서 도넛 복숭아를 먹었다.

과즙이 너무 풍부해서 진짜 베어물때마다 막 과즙 많은 과일 특유의 맛있는 소리가 났다. 

 

동 루이스 1세 다리 Dom Luis Ⅰ Bridge

 

도루 강을 가로지르는 동 루이스 1세 다리가 있다.

여기는 야경으로 많이 보러가는 모양인데, 나는 왜인지 그냥 한낮에 갔다.

밤엔 춥기도 하고 힘들고 혼자 외롭고 이런 마음 때문이었나보다.

 

다시 포르투 시내

 

점심식사, 구운 바깔라우

 

슬슬 배가 고파져와서 식당을 찾아보았다.

마땅한 식당이 하나도 없었다. 바캉스 시즌의 포르투갈은 (어디나 그렇겠지만) 딱히 점심시간이랄 것도 없어 보인다.

브레이크 타임 전까지는 오픈시간부터 내내 손님이 많다. 

겨우 맘에 드는 식당 하나를 발견해서 구운 바깔라우와 채소콩 스프를 시켰다.

숯불에 해산물을 구워주는 식당이었는데 일손이 딸리는지 엄청 느렸다. 

결국 채소콩 스프는 나오지 않아서 취소했다. 

소금에 절인 대구는 좀 짰지만 꾸덕하게 마른 살이 씹을 수록 고소했다. 

다 먹고 계산하려는데 콤비커피 주인을 만났다.(ㅋㅋㅋ) 

나도 모르게 팔을 잡고 인사를 하며 마치 동네사람인양 굴었다. 

 

작은 공원

 

이건 뭐 공원이라기에도 뭐한, 그냥 쉼터 같은 곳이었다.

아무튼 날이 너무 뜨거워서 잠깐 앉기로 했다.

배도 불렀고, 가져온 북유럽 신화가 너무 흥미진진해서 마저 읽고 싶었다.

책을 읽고 있는데 동네마다 하나씩 꼭 있는 미친 사람이 이 한 여름에 때가 덕지덕지 낀 옷을 여러게 껴입고,

머리는 산발을 한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이런 경우 그런 사람들은 외국인들을 보면 흥미를 느끼고

자주 내쪽으로 오기 때문에(!) 경계를 하고 있었는데, 어떤 남자가 내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등에 맨 백팩을 무릎에 올려놓더니 후- 하고 숨을 돌리더니 바 형태의 아이크림을 2개나 먹어치우는게 아닌가. 

내가 그가 아이스크림을 2개나 먹은 걸 아는 이유는 그가 아이스크림을 먹는 내내 진짜 나를 계속 쳐다봤기 때문.

이때까지는 내가 착각하는 거겠거니 하고 있었는데, 아까 그 미친 사람이 다시 우오오오- 하는 소리를 내었고,

깜짝 놀란 내가 그 쪽을 쳐다보니까 그 남자가 드디어! 결국! 눈썹을 치켜올리면서, 

그냥 동네 미친사람이야 신경쓰지 마. 하는 싸인을 보낸다.

내가 내 쪽으로 와서 앉아 하고 손짓을 하니까 가방을 챙겨서 내 쪽으로 와서 얘기를 하게 됐다.

이름은 빅터란다. 아이스크림을 2개 먹은 이유는 그냥. 나를 쳐다본건 내가 마음에 들어서. 

이 명쾌한 대답들은 구글번역기를 통해서 나왔다.

진짜 구글번역기는 미쳤다고 할 정도로 잘되서 대화가 꽤 잘 됐다. 

하지만 이런 대화가 늘 그렇듯 한 15분쯤 지나니 지루해지기 시작했고, 내가 지루해진 걸 잽싸게 파악한 

빅터는 산책을 하자고 한다. 내가 이 친구랑 산책을 해서 뭐하겠는가 사귈 것도 아닌데.

아냐 나 숙소로 갈려구. 했더니 그러면 자기가 데려다 준단다. 

그래서 얼른, 아냐 내가 너 지하철까지 데려다줄께. 하고 걸었다.

생각해보면 나는 남자들을 지하철까지 많이 데려다줬다. 

주로 소개팅에서 두번 안 볼 남자 혹은 나한테 관심이 없어보이는 남자를 만나면

나는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 하고 지하철역까지 데려다주는데, 대부분 조금 놀래하는 눈치다.

하지만 여자가 남자를 데려다주는 것이 남자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것 같지는 않은게 

어짜피 연락 올 애들은 오고 안 올 애들은 안온다.

아무튼 빅터를 근처 메트로까지 데려다 주고 볼뽀뽀를 하고 헤어졌다.  

 

마그넷

 

엄마가 좋아할 것 같아서 자석을 샀다.

이렇게 사진으로 보면 이쁜데 가까이서 보면 조악하다. 

 

다시 동네, 북유럽 신화

 

숙소에 잠깐 있다가 나와서 동네를 하염없이 돌아다녔다.

진짜 하염없이. (아마 그 중고 옷가게를 찾으려고 노력한듯) 

그러다가 까페에서 까페 한잔. 

저 북유럽 신화가 너무 재밌어서 진짜 열심히 읽었다. 

 

고양이 

 

포르투 조커

 

 

인도스러운 문양이길래 보니 옴이었다.

요가학원일까? 

 

숙소

 

최소 옴파로스

 

다음 날 떠나야하는 것이 아쉬워서 또 숙소에서 잠시 쉬다가 다시 나왔다.

왜 이 도시의 구석구석을 더 보지 않았는지, 밥은 왜 이렇게 안챙겨먹었는지.

그런 것들을 후회했다.

늦게까지 해가지지 않는 여름의 포르투갈

 

8시가 넘어서까지도 환하다.

호스텔에 있는데 어떤 여자가 말을 시키길래 인사했다.

한명은 러시아에서 오고 한명은 캐나다에서 왔단다.

프란세지냐라고 포르투갈의 칼로리폭탄 샌드위치가 있는데, 채식 프란세지냐가 있다는 소릴 들었다며

거기가서 저녁을 먹을건데 같이 가겠냐고 해서 거절했다.

까마득하게 높이 있는 3층 침대에서 까무잡잡한 남자애가 훌쩍 내려오더니 니네들 어서 왔어? 라면서

대화에 참여한다. 자긴 브라질에서 왔단다.

내가 러시아에서 얼마나 거지꼴을 하고 다녔는지, 모스크바가 얼마나 추웠는지를 설명하면서 웃었다. 

러시아 여자가 그러는데, 올해가 유난히 이상 기온이었단다. 

진짜 겨울을 맛보고 싶으면 시베리아로 가는게 좋을 거란다.

온도는 더 낮지만 바람이 불지 않고 고요하기 때문에 훨씬 덜 추운 느낌이란다. 

 

이른 아침, 숙소 앞 까페

 

아침 식사 시간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떠나야 해서 얼른 짐을 챙기고, 

숙소 앞에 있는 허름한 까페에서 커피 한잔 마셨다.

6시도 안된 이름 아침이었던 것 같은데 왠 할아버지가 화이트와인에 샌드위치를 먹고 있었다. 

 

버스 정류장 도착

 

까페 

 

버스정류장에 붙어있는 까페에서 쇼송 오 뽐브와 까페를 한잔 더 마셨다.

 

버스타고 리스본으로 

 

버스는 꽤나 늦게 왔다. 유럽이 뭐 어쩌고 저쩌고 별로 좋은것도 없다고는 하지만, 버스가 늦거나 하는 일은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포르투갈은 모든걸 다 깨버렸다. 

트램도 엉망으로 오고, 버스도 늦게 오고. 

물이 충분할 줄 알았는데 물이 다 떨어졌다. 목이 마른데 휴게소에 들를 생각을 안한다.

작은 도시에 잠시 멈췄는데 아무도 버스에서 안내리고 금방 갈 분위기여서 나도 안 내렸는데,

15분 이상은 멈춰있던 것 같다. 그래서 그제서야 물을 사려고 내릴려고 했더니 출발한다고 앉으라고 했다. 나 참.

내 앞엔 프랑스 아저씨가 앉았고 우리 앞엔 그 아저씨의 두 자녀가 앉았다.

누나는 핸드폰을 3시간 내내 붙잡고 있었고, 아들은 잠만 잤다. 

결국 옆에 앉은 프랑스 아저씨에게 아저씨 저 물 한모금만.... 했더니 아저씨가 너무 쾌활하게 

어! 그럼그럼! 하고 가방에서 물을 꺼내 내 물병에 좀 나눠주었다.

자긴 쥬스도 있으니 필요하면 더 말하라고 정말 괜찮냐고 여러번 물어봐줘서 고마웠다. 

 

데스티네이션 호스텔 (비추)

 

여긴 호시우기차역에 붙어있는 호스텔.

여기도 정말 위치가 끝내준다. 

호시우 기차역쪽은 처음 만났던 리스본하곤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문제는 호스텔, 내가 나이가 든건지 이 호스텔의 자유분방함은 자유가 아니라 방종에 가까웠다.

스텝들은 이 '쿨한' 호스텔에서 자기들의 청춘을 즐기느라 정신이 없어보였다.

체크인을 하려는데 뭐 때문인지 그렇게 오래 기다리게 하는지, 게다가 내 이름이 GO라고 고고! 하면서

지딴에는 분위기 풀려고 장난을 쳐댔는데 내가 안받아주니 무척 민망해했다.

마치 흥 넌 재미없는 사람이구나? 이런 식으로 입을 삐죽댔다.

잘생긴 남자가 그런 장난을 쳐도 받아줄까 말까한데 내가 너 장난을 받아주겠니.

평점이 높은 호스텔이라는데 여긴 정말 아니었다. 하루만 자는게 다행이었다. 

 

 

+ 안녕하셨지요? :) 

이제 포르투갈 여행기도 다음편이 끝이겠네요. 

부지런히 올린 덕분에 마무리가 되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 미세먼지

길에서 마스크를 안쓰고 다니는 사람은 저밖에 없는 것 같아요.

뭐 어떻게든 되겠죠. 목이 칼칼하긴 한것 같아요. 감기가 걸려서도 그런 것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