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드디어! 부화 성공.
원래 한 17~18일 걸린다고 해서 6월 17~18일쯤 예상하긴 했다.
지난 금요일(18일) 저녁, 비둘기가 또 푸드덕 거리길래 방해꾼인가 싶어서 경계하고 있었는데,
어미 비둘기가 품고 있는 모습이 서있는 듯? 엉거주춤 하길래 보니까 새끼가 있었다!
와있던 비둘기는 아마 아버지 비둘기인 모양이다.
우리 아버지 왈, 너 이후로 우리집에서 생명이 태어난게 처음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네)
비둘기는 피존밀크라는 모이주머니에서 나오는 젖을 반쯤 소화시킨 다른 먹이와 섞어(벌레 같은거)
새끼에게 걸죽한 액체 형체로 준다고 하는데, 이 피존밀크가 그야말로 농축된 영양덩어리란다.
(성분은 단백질이 60%, 지방이 32~36%, 탄수화물이 1~3%이고, 칼슘이나 나트륨 등 미네랄과 면역력을
키우는 항체도 들어있다고 한다.)
18일동안 꼼짝도 못하고 새끼를 품은 어미가 젖까지 짜내려니 얼마나 힘들까 싶어서 왠지 걱정.
아무튼 그런 영양덩어리를 먹어서 인지 새끼들은 하루가 다르게 커지는 것 같다.
알은 계란보다도 훨씬 작은데, 지금 새끼들은 거의 성인 남자 주먹만한 것 같다.
그래서 우리집에서 나온 여러가지 의견들이 있었는데,
1. 소고기를 주자 vs 닭고기를 주자
엄마는 소고기를 작게 썰어서 줘보는게 어떻겠냐고 했는데,(ㅋㅋㅋ)
그때마침 우리집이 치킨을 먹구 있어서 내가 그냥 닭가슴살을 좀 줄까? 했더니,
형제가 기함을 하면서 넌 어떻게 비둘기한테 닭고기 줄 생각을 하냐고 경멸했다.
같은 조류라 그러니? 했더니 그렇단다.
~생각해 볼 문제~
과연 비둘기에게 닭가슴살을 주는 것은 문제가 될까요?
전 닭가슴살은 괜찮을 것 같은데 말이에요.
2. 황조롱이
비둘기에 대해서 이것저것 검색해보다 보니 제일 많이 보이는 이야기가 뭐냐면,
'비둘기가 새끼 깐지 10일쯤 됐는데,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어요!'
이 경우 대부분 새끼가 활발히 움직이다 둥지에서 떨어졌거나,
까마귀 혹은 황조롱이의 습격을 받은 경우인가 보다.
지식인에 올라온 글을 보니 어떤 사람은 둥지 근처에 피가 묻은 것도 봤다는데,
만약 비둘기새끼를 황조롱이 녀석이 물어갔다고 생각하면.... 황조롱이고 나발이고 못참을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엔 황조롱이를 검색해보니 천연기념물이긴 한데 요즘은 도시에서 그 개체수가 너무 많아
천연 기념물 지정이 과연 의미가 있냐는 얘기도 많은 모양이다.
서울도심지에서 비둘기를 사냥하는 모습이 포착되어 심지어 '황뽀대'라는 별명도 얻었다고 하는데. 🤦🏻♀️🤦🏻♀️
https://namu.wiki/w/%ED%99%A9%EC%A1%B0%EB%A1%B1%EC%9D%B4
아무튼 황조롱이 습격이 걱정이 되어 계속 찾아보니, 지식인에서 너무나 귀여운 질문글을 발견.
아 이거 때문에 너무 웃었다.
'한번은 저희 엄마가 대나무 막대로 후려쳐서 쫓아냈어요'
'그 새가 대나무로 세게 맞았어요.'
'그 비둘기 부모들이 저희 가족이 새끼들을 지켜주었다는 걸 알았을까요?'
질문자에게 말해주고 싶다. 야 우리아빤 주먹으로 친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구구절절 질문한 내용이 고스란히 우리 가족들이 느끼는 내용이라서,
귀엽기도 하고 무엇보다 마음이 너무 이뻐서 읽고 또 읽었다.
아무튼 이런것들을 읽고 나니 드는 생각은 너넨 내가 지킨다!!!
고생했고, 새끼들 날 때까지 잘 해보자.
비둘기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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