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쌈밥
여태껏 유럽 박람회를 그냥 '참관'만 했는데 이번엔 '전시'를 하게 됐다.
부스를 내고, 거기서 직접 바이어를 맞는 것.
준비도 준비지만, 거기서 손님 맞이를 잘 할 수 있을지 엄청나게 걱정이 됐는데,
그렇다고 해서 막 열심히 준비하고 연습하는 것도 아니고, 괜히 안절부절 걱정만 하는 타입이라서
그 날이 오지 않기를 바라다가, 일주일동안 회사가 아니라 유럽에 있을 생각에 빨리 떠나고 싶기도 하고 그랬다.
한마디로 그냥 엄청 설레서 난리를 쳤다는 뜻.
아무튼 갤국 그 날은 오고야 말았고. 나는 비행기에 앉아있었다.
나이드니까 무조건 한식이 제일 좋다. 쌈밥이요.
(계란은 챙겨감, 너무 싱싱한 계란이었는지 아니면 차가운걸 바로 삶아서 그런지 껍질이 안벗겨져 거의 뜯었다.)
2번째 식사
대자연의 영향으로 나는 이때 식욕을 주체하지 못하였다.
받자마자 이것도 싹싹 다 먹어치웠다.
레드벨벳 케이크가 맛있어서 그것도 다 먹었다.
숙소 도착
작년엔 마드리드여서 로마에서 환승하느라 숙소 도착했을 때 꽤 늦었는데,
이번엔 프랑크 푸르트라서 직항+ 도착도 2시쯤이어서 숙소에 도착했는데도 시간이 넉넉했다.
전시장까지 걸어갈 수 있는 거리라서 마음이 너무 편하고 좋았다.
숙소 바로 앞에 꽤 큰 쇼핑몰도 있는 것도 좋았다.
공사장 뷰
프랑크푸르트가 박람회로 먹고 사는(!)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지만,
그중에서도 여기 messe는 박람회장이 있어서 더 한 느낌이다.
멋, 감성 이런거 다 필요없이 그냥 무뚝뚝한 호텔만 주욱 늘어서 있다.
그마저도 호텔방 문을 여니 완벽하게 공사장 뷰가 펼쳐진다.
하긴 출장자로서는 호텔 밖이 허허벌판이래도 (조금 아쉽겠지만) 아무 상관이 없긴 하다.
게다가 밤에도 일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소리가 아주 작게, 잠에 빠져들기에 기분 좋을 정도로 들려왔고,
저 노란 구조물은 도대체 뭔지 왼쪽 오른쪽으로 스르륵 움직였는데,
이른 새벽에 창문을 열고 그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묘하게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
내 방 앞에 이렇게 공사장이 펼쳐져 있다는게 좋을 정도였다.
치폴레
치폴레가 되게 궁금했었는데, 우리 숙소 앞 쇼핑몰에 치폴레가 있길래 도착한 날 저녁에 바로 가봤다.
뭐 이것저것 다 없다고해서 아무렇게나 시켰는데, 난 대체 사람들이 왜 치폴레를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멕시칸을 별로 안좋아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건 영 아니었다.
조식 먹는 곳
아침 일찍 일어나서 빌빌대다가 1등으로 조식먹으러 내려왔다.
그렇고 그런 조식
멍한 상태로 꼭꼭 씹어먹고 열심히 마셔댔다.
커피는 정말 안타까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마트에서 장보기
이 날은 오전에 협회에서 주최하는 간담회에 참석하고,
오후에 전시회장에 가서 부스 설치 마무리하는게 전부여서 시간이 좀 있었다.
그래서 느긋하게 마트 구경하고, 심카드 사고 그랬다.
스타벅스
간담회 가기 전에 잠깐 스타벅스에 들렀다.
아침에 커피 마시는 재미로 일어나는데, 그게 만족이 안되니까 조금 짜증이 날 정도였다.
주변에 딱히 까페도 없었지만, 어느 정도 맛을 보장하는 프렌차이즈니까 스타벅스로.
오늘의 커피 주문했는데 가격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쌌던 기억.
커피는 어쨌거나 아침에 호텔에서 주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간담회
우리가 지내는 호텔 바로 근처 호텔에서 간담회가 있었다.
마침 목이 말랐는데 물을 많이 가져다놓으셔서 물을 엄청 마셨다.(ㅋㅋㅋ)
처음엔 간담회 가기 싫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알찬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즐겁게 듣다가,
지금 내가 다니는 회사 입장에선 아직 꿈꾸지 못할 일들에 대한 얘기가 나올 때는 좌절도 했다가.
간담회 끝나고 점심식사
생각지도 못했는데 끝나고 점심식사가 준비되어 있다고 1층 레스토랑에서 부페를 먹고 가라고 한다.
딱히 배가 고프진 않았지만 일단 먹고보자.
스프에서 나온 플라스틱 조각
독일이라면 더더욱 이런 일은 없을 거라고 믿었었는데, 스프를 먹다가 이렇게 큰 플라스틱 조각이 나왔다.
이건 대체 어디서 나온걸까. 불친절한 서비스가 아닌 이상 나는 이런거는 오히려 관대히 넘어가는 편이라,
신기하다고 생각하고 말아버렸다. (말 했었어야 했나?)
모벤픽 아이스크림
부페에 맛있는 모벤픽 아이스크림이 있었다!
모벤픽인데 그냥 넘어가긴 아쉽지 싶어 좀 먹었다. 맛있다.
프랑크 푸르트 시내
간담회가 끝나고 전시회장으로 가서 우리 회사 부스 마무리를 했다.
전시장은 내일 전시가 시작 되는 공간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난장판이었다.
내일 이 곳이 어떻게 말끔한 전시장이 될런지 내가 다 막막할 정도였다.
부스 여는 걸 준비하면서 가장 골치아팠던 건 부스 디자인이었다.
박람회 보면서 하 저거밖에 못하나? 라고 생각했고,
내가 한다면 아주 심플하고 세련되게 할 수 있을거라고
믿었는데 부스 디자인이라는게 정말 쉽지 않았다.
물론 나는 디자이너에게 내가 원하는 디자인의 가이드를 주고 실제 디자인은 디자이너가 하는거였는데,
그게 더 빡칠 지경이었다. 내 의도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는 디자이너와 작은 정보로 큰 결과물을 기대하는
클라이언트 사이의 간극이란. 결국 중간에 디자이너를 바꿔야했고, 색깔부터, 모양, 무늬, 폰트와 크기까지
다 정해줘야 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이런 일이 '디자인업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문제인듯, 이런 포스팅도 있다.)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6872168&memberNo=34904471&vType=VERTICAL
08
클라이언트: 어떻게 더 자세히 설명하냐. 난 디자이너가 아니다.
디자이너: 디자이너처럼 설명하랬냐. 말이 되게 말을 해야지.
→ 제일 많이 발생하는 문제다.
아무튼 디자이너라면서 디자인은 결국 내가 다 했고, 9번의 수정을 거치고 나서야 최종 부스 디자인이 확정 됐다.
최종이라고 해봐야 컴퓨터 모니터로만 보는게 다여서,
이게 커다랗게 뽑혔을 때 색은 어떨지, 폰트는 가독성이 있을지 여러가지 것들이 다 걱정됐다.
전시장에 들어갔을 때, 그 부스디자인이 너무 걱정되서 회사 동료랑 엄청 떨면서 들어가서 딱 봤는데,
완전. 너무. 엄청 맘에 들게 나왔더라. 진짜 다른 회사 부스 대충 둘러봤는데 더 큰 다른 회사것보다
우리회사꺼가 더 멋지다고 느껴질 정도로. 정말 만족스러웠다.
진짜 디자이너분께 미안할정도로 지랄같이 깐깐하게 굴었는데 그 값을 하는구나 싶을 정도였다.
속이 너무 후련하고 개운했다. 훨훨 날아갈 것 같은 심정으로 부스 정리를 마무리하고 시내로 나왔다.
비가 아침부터 꽤 많이 왔는데 오후 되니까 그쳤다.
유로 타워 앞
저 유로 조형물 앞에서 사진 찍으면 부자 된다고 누가 그랬던거 같다.
그렇다고 해서 그 앞에서 사진을 찍을 순 없지.
그냥 조형물만 찍었다.
뢰머광장
프랑크 푸르트는 사실 난 좀 지루하다.
베를린은 그렇게 좋다던데, 베를린은 못가보고 매번 프랑크 푸르트로만 출장을 오다니.
겉모습만 그럴싸한 까페
지나가다가 이 까페를 봤는데, 케이크가 너무 먹음직스러운데다 까페 내부는 아주 포근하고
따듯해보이는게 당장이라도 들어가고 싶어서 밥 먹고 여기오자고 입을 모았다.
까먹기 전에 지도에 표시해놓으려고 구글지도 켜고선 찾아봤더니 세상에,
세상의 모든 까페 악평은 다 여기 달린듯.
케이크는 보기랑 달리 말라서 푸석거리고 커피는 정말 최악이란다.
아무리 분위기가 좋다한들 이런 평을 듣는 까페를 어떻게 가겠나 싶어서 관두기로 했다.
시장
걷다보니 실내 시장(?)이 있길래 들어가보기로 했다.
길쭉길쭉한 내 동료들.
유명한 소세지집
입구에 소세지집이 하나 있었는데 꽤나 유명한지 사진도 몇개 걸려있고,
사람들이 줄도 많이 서있길래 나도 줄 섰다.
소세지
핸드폰 사진 찍으려고 한손에 머스타드랑 소세지 한꺼번에 받으려고 하다가 할머니가
핸드폰 넣고, 한손에 하나씩 받으라고 해서 얌전히 두손에 받아들고,
할머니 시야에서 벗어나자마자 한손에 다 들고 사진 찍었다.(할머니 죄송)
아오 이거 맛있었다. 짭짤한데 머스타드를 듬뿍 찍어도 특별히 짜지도 않고 아주 맜있었다.
파이브 가이즈
프랑크 푸르트에 파이브 가이즈 먹으러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걸 기대했다.
파이브 가이즈 예전부터 먹어보고 싶었는데 미국 갈 일이 없으니 기회가 없었는데,
프랑크 푸르트에 매장이 있다는걸 알고 정말 너무 기뻤다. (기쁘기까지 하다니)
콜라
콜라 자판기가 정말 쿨했다. 제로면 제로 라이트면 라이트대로 온갖 맞이 다 있었다.
땅콩
오 이게 그 땅콩이로구나.
이 땅콩이 그렇게 맛있다더니, 정말 짭짤한게 알도 굴고 맛있었다.
리틀 치즈버거(아마도)
아마도 리틀 치즈버거를 시킨 것 같았는데 사이즈는 우리나라 빅맥보다 더 큰 것 같았다.
감자튀김은 라지를 시켜서 나눠먹자고 했는데 왠걸 작은걸 시켰어도 남을 뻔 했다.
아! 햄버거
햄버거를 정말 좋아한다. 안그래도 촉촉했을 번은 뜨거운 패티의 맛있는 습기까지 다 머금어서
손으로 꾸욱 누르면 푸욱 들어가는 느낌이 완벽했다. (장황)
중간 중간 피클하고 구운 양파가 소고기 패티랑 같이 씹히는 맛은 진짜 누구나 인정하는 하여튼
사람 환장하게 하는 맛이다. 햄버거를 싫어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하지만 거의 한 서너입만에 배가 불러져서 반도 못먹고 남기고 나온 것이 지금와서 아쉽다.
자기 전에
기분이 좋았다. 부스 디자인 잘 된것이 너무 좋아서 동료들하고 햄버거 먹으면서도,
길을 걸으면서도, 호텔 엘레베이터에서도 계속 부스 얘기만 했다.
그냥 자는 것이 싫어서 맥주 한잔 마시고 잤다.
맛은 잘 모르고 그냥 마셨다.
+ 잘 지내시지요? :)
저도 잘 지냅니다. 크리스마스 이브네요.
오늘 회사 4시에 끝난답니다. 꺄호!
++ 끝나고 백화점 가서 구경하다가 집에 갈거에요.
그냥 구경만..... 이미 온라인에서 많이 샀으니께.
+++ 요샌 크리스마스를 유난히 챙기지 않아서 좋아요.
하지만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좋아해서,
12월 초부터 캐롤을 듣던 1인입니다.
다들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시길 :)
이거시 그 '부스' 사진입니다.(ㅋㅋㅋ)
별것도 없지만 제가 고생을 많이 한 결과물이라,
제 새끼라 그런지 세상 제일 좋아보이네요.
모자이크 처리해서 후지게 보이는거에요(구질구질한 변명)
* 사진속의 긴 머리 여성분은 저 아닙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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