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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

고라니 3호 feat. 찰옥수수

by Radhaa 2021. 8. 9.

01.08.2021 14:00

 

찹쌀(마른상태) 200g

옥수수(삶은상태) 135g

누룩 70g 

물 300g 

설탕 5g

이스트 3g


막걸리에 대한 열정을 다시 불태우게 되었다.

고라니 1호 2호가 장렬히 실패하고 한동안 관심 끊었다가 국순당 생막걸리 마시고 나서 다시 의지가 생겼다.

 

몇가지 문제점들을 인지하고 있던 터라 그 점들을 개선하여 시도하였으나 결론은 '실패'.

발효는 잘 됐으니 완전 실패는 아니지만 신맛이 너무 강해서 마실 수 없었다.


원인(으로 추정되는 이유)
1. 밥 일부분이 좀 질었다. 
너무 고두밥인가 싶어서 시간을 좀 오래했더니 밑에 깔린 찹쌀은 좀 푹 익어버렸다.
그러다 보니 당화가 너무 빠르게 이뤄졌나? 싶은 생각. 

2. 물 추가
누룩을 물에 불려서 그걸 베보자기에 짜낸 '수곡'으로 밥과 치댔는데,
치대다보니 물이 좀 부족한것 같아 물을 좀 더 부었다. 
나중에 찾아보니 물이 많으면 신 막걸린가 된다고 한다.


3. 높은 온도
봄가을. 그러니까 실내 온도가 23~24도까지가 적당한데 8월 첫주가 얼마나 더웠는가. 
심지어 담그고 나서 한 10시간 정도는 에어컨 없는 거실에 뒀다가(한 31도정도 됐다.)
나중에 에어컨 틀어놓은 방으로 옮겼지만 이미 늦었다.  
높은 온도에서 발효가 너무 빠르게 이뤄져도 신맛이 많이 난다고 한다.

4. 드라이 이스트 + 설탕
여름이라 발효가 너무 빨리 이뤄지는게 문제인 마당에 발효 잘되라고 이스트랑 설탕까지 좀 넣었으니(아휴)

 

5. 누룩

누룩을 너무 많이 넣었다. 보통 쌀 양의 10~30% 넣으시는 모양이다. 


성공(적이었던 부분) 

1. 발효 
그래도 발효는 깨끗하게 잘됐다. 

2. 항아리
항아리가 확실히 좋은 것 같다. 
초보인 나는 막걸리가 익어가는 과정을 볼 수 없어서 아주 답답하고 불편했다.
당분간은 유리병으로 써야겠다. 

 

3. 맛 

3일차에 일단 걸러보았다. 신맛이 나도 냉장고에 10일 정도 보관하면 신맛이 많이 줄어든다고 해서,

(그럴리가 없을것 같은데 일단... 그렇다고들 하시니) 보관중이다. 

시긴한데 그래도 지난 번 처럼 그렇게 사납게 신맛은 아니고 구수한 맛도 얼추 난다.

 

유튜브로 막걸리 만드는걸 엄청 찾아봤는데 솔직히 너무 다양했다.

물이 찰랑할 정도로 많은 분도 있었고, 특히 나이 드신 분들이 담그는거 보면 그러다할 룰도 없이

고두밥 지어서 누룩이랑 휘휘 섞어 소독한 항아리에 대충 두는 것 처럼 보였다. 

그래도 잘됐고, 끝내준다고들 하사니 원. 다른 분들 성공기보면 맛있다, 적당한 산미가 좋다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그게 각자 기준이 다르니 도통 알수가 없어서 정말 궁금하다. 물론 내껀 실패한게 확실한 맛이긴 하지만...

 

빨리 날이 좀 시원해졌으면 좋겠다. 고라니 화이팅. 


09.08.2021 8일차 

 

3일차에 걸러놓은 것을 냉장보관 했다 마셔보니 시큼털털한 맛.

한 10년 전쯤 장수막걸리 사서 반만 마시고 반은 냉장보관 오래 해놓으면 나는 맛이 난다.

요새꺼도 오래 보관하면 시큼해진다는데 어제 국순당 생막걸리 한 일주일쯤 됐는데도 여전히 달큼하고 맛있더라. 

그래도 막걸리 맛이 나는게 어디냐며 나름 절반의 성공이라고 생각 중.

원액이라 그런지 도수가 꽤 높은 듯 하다. (15도 정도 추정)

뚜껑 열면 탄산도 막 팍- 하고 나온다. 좀 더 놔둬봐야지. (ㅋㅋㅋ) 


10.08.2021 9일차 

 

말씀 해주신대로 나도 흑설탕+탄산수에 걸러놓은 막걸리 원액을 섞어 마셔봤다.

세상에. 꽤나 훌륭했다. 신맛도 매력적인 맛으로 변했고 부드럽고 달달했다.

망한 막걸리라고 생각했는데 저렇게 마셔보고 나니 성공한 막걸리가 아닐까 싶었다.

원래 섞어마시는건데 '원액'만으로도 맛있어야만 성공이라고 생각한 탓인것 같다. 

심지어 자꾸 마시고싶은 맛이라서 몇 잔을 더 마시고 마지막은 메이플 시럽을 타마셔봤는데 역시 훌륭했다.

막걸리에서 메이플 시럽 향이 솔솔 나게 하면 특별할거같은데... 어떻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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