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데사우에 가는 날.
기차역에서 달다구리 빵하고 커피 마시는 재미는 못잃지.
그래서 기차 시간보다 거의 두시간은 일찍 베를린역에 도착했다.
내가 탈 기차의 플랫폼이 어디인지 잘 알아두고, 빵과 커피를 사러 갔다.
나는 여러가지 중에 골라야 할 상황에서 의외로 꽤 쉽게 딱 한가지만 잘 고르는 성격이므로,
주저없이 맨 오른쪽 소보로 빵을 골랐다. 두툼해보이는 저 소보로를 보라고.
역시 소보로는 언제나 날 실망시키지 않아.
빵보다 그 위에 얹힌 소보로가 두꺼워서 좀 발란스가 안맞다고 느껴질 정도였지만,
쿠키처럼 바삭바삭하게 커피랑 먹기에 좋았다.
아침이라 꽤 쌀쌀하다.
치마 안으로 찬바람이 고대로 쌩쌩 들어오는데 너무 추운데다가,
추우니까 산만해져서 가만히 앉아서 책을 읽을 수도 없고, 음악이나 팟캐스트에도 집중 할 수 없어서
저기를 갔다가 여기를 갔다가 이 의자에 앉았다가 저 의자에 앉았다가 그랬다.
갤국 다리를 접어 살이라도 맞닿아 보고자 저리 앉아봤다
몰랐는데 새삼 상거지도 이런 상거지가 없다.
양말을 엄선하여 세켤례 정도 가져왔는데, 선택지 중에 제일 어울리는게 있으면 결국 그거 하나만
주구장창 신는터라 여행 내내 저 양말만 계속 신었다.
신발은 멀리서 봐도 더럽고, 양말은 멀리서 보면 모르겠는데 가까이에서 보면 정말 꼬질꼬질했다.
REWE에서 파는 이 스무디를 자주 사마셨다.
그 중에 이 망고가 들어간 스무디를 자주 마셨다.
밥 안먹으면 거스러미로 바로 티가 나는데, 어느덧 손을 보니 대참사가 일어나 있었다.
아니 뭘 이렇게까지야. 난 솔직히 이 거스러미를 보면 오 살 좀 빠지겠는걸..? 싶어서 약간 반가운 느낌.
유럽도 기차 도둑이 만만치않다고 들었지만, 데사우까지 가는 여정은 그렇게 관광객이 몰리지 않아서
딱히 내 짐을 훔쳐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지만 인도출신 여행자는 그렇게도 걱정이 되는 것.
자꾸 흘금거리는건 멋도 없고, 남들로 하여금 오히려 내가 도둑으로 오인받기 좋아보여서
그러기 싫었는데 자꾸만 흘금거리게 되는 것.
한국에서 미리 기차표를 다 끊어놨고, 기차표에는 베를린-데사우 이런식으로 되어있어서,
나는 그냥 베를린에서 데사우까지 한번에 가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알고보니 진짜 엄청 갈아타야 했는데, 큰 캐리어를 들고 중간 중간 내리고 갈아타는 일이
여간 신경쓰이는 일이 아니었다.
아무튼 한 3번인가 갈아탔던가. 마지막 기차는 딱 15분만 타면 됐다. 후
데사우시(市)는 199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마치 경주같은 느낌이려나. 데사우는 현대건축이라는 점에서 뭔가 특별한 느낌이다.
현재도 제일 힙한 느낌인데, 이미 세계문화유산이라니.
역은 아주 작지만, 아무래도 다른 역보다 개성이 강하다.
막하바트 막바라를 두 눈으로 직접 본 이후, 이렇게 감동적이기도 오랜만.
여행자의 감으로 아무렇게나 걸어서 드디어 바우하우스가 멀리 보이는데, 주책맞에 눈물이.
저 유명한 '베란다'에 앉아서 광합성을 하는 여행자들은 못봤겠지.
어떻게 보면 멋대가리 없는 이 건물이 어떻게 세상을 바꿨는지.
+ 그리고 저 '베란다'에서 광합성을 하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그 마하바트 막바라 보러갔을 때 생각이 나서 그 때 포스팅을 다시 한번 봤더니,
어떻게 써있냐면 인도여행은 개같은 일의 연속이라고 써있었다.
그리고 그 '주나가드'라는 동네에 도착해서 얼마나 개같이 고생했는지 줄줄이 써놓고,
마지막은 '알았어 병신아'로 끝맺음을 해놓았던데, 여기서도 나는 이 방에 들어서기까지 똑같이 개고생을 했다.
다만 그 끝이 약간 유쾌했다는 점이 조금 달랐다.
일단 나는 비행기표를 끊기 '전'에 바우하우스 기숙사부터 예약을 했다.
싱글룸에서 더블룸으로 바꾸기¹+날짜바꾸기+날짜 햇갈리기 등등 온갖 병신짓을 거쳐,
최종 예약 확정을 할 때는 담당자가 'Finally' 말까지 쓰게 하여, 나 자신을 잠시 혐오하게 만들게까지 했다.
예약은 의외로 올드 스쿨. 그냥 메일로 보낸다.
아무튼 그렇게 예약을 마치고 그 기쁨에 취해 그 뒤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상관도 없이 일단 바우하우스에 도착.
근데 막상 도착하니 도대체 어떻게 체크인을 해야하는지 모르겠는거다.
₁ : 더블룸이어야지 저 '베란다'가 있다는 정보를 알게 되어 바꿨다.
일단 맞은편 기숙사와 이어진 건물에 까페와 기념품 판매하는 곳이 있어서 거기서 물어봐야지 싶었다.
까페 직원은 전혀 몰랐고, 기념품 판매하는 직원은 뭔가 알고 있긴 하는거 같았다.
나보고 지금 있는 건물 4층 예를 들면 412호로 가라는 것이다.
(⬆ 저 호수 맞는 정보아님. 기억안납니다.ㅜㅜ 아무튼 4층 문 열려있는 사무실임)
그래서 4층에 올라갔더니 다 문이 닫혀있고, 작은 사무실 하나만 문이 열려있는데
내가 기웃거려도 아무도 관심이 없고 다들 무언가에 바쁘길래 다시 그냥 내려왔다.
일단 배도 고프고, 아직 오전 시간이기도 해서 시간도 많겠다해서 1층인지 G층인지 모를
(왜 이렇게 표현하는지는 가보면 암) 까페에 가서 아이스카페랑 핫바게트를 먹었다.
독일에서 독일어를 못하는 내가 잘못이긴 한데, 거기 알바여자애가 진짜 약간 인종차별이다 싶을 정도로
영어를 못 알아듣고 못 하는 것이었다. 수많은 관광객이 오는 까페인데 굳이 그렇게까지 못 알아듣겠다는 제스춰를
취하는게 킹받아서 대충 시키고 계산을 하는데 또 당당하게 팁을 요구하는 게 아닌가.
아니 팁이 대체 뭐냐 싶어 50센트나 주고 말려는데 실수로 5유로 동전을 줘버렸다.
여자애가 그제서야 씨익 웃길래 이건 아니다 싶어 야 그거 가져와. 하는 제스춰를 취하고 50센트 쥐어줬다.
너도 똑같은 인간이라고 하면 할 말 없다. 이건 못참지.
건조하고 해가 쨍쨍한 초여름의 독일에서 땀을 뻘뻘 흘리다가, 아이스커피랑 바게트샌드위치를 먹으니
금새 땀이 식고 좀 춥기까지 했다. 샌드위치는 마요네즈를 찌익찌익 뿌려댄 꼴 하며,
굳이 저렇게 잘라서 2개 넣은 피망까지 너무 성의 없어서 그냥 뭐랄까. 아이씨... 이런 기분이 들었다.
아무튼 대충 먹고, 다시 4층 사무실을 기웃거리러 가는데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지나가길래 저기... 하고
말을 걸었더니 그 분이 너 오늘 여기서 지내는 사람이야?! 하길래 응!! 나 좀 도와줘. 했더니,
아까 그 작은 사무실에 데려다줬다. hㅏ.... 이런.
들어갔더니, 방 체크인 담당하는 사람이 와서 체크인 해주는데 정말 너무 유쾌해서 약간 피곤했다.
사실 저 역사적인 기숙사에 묵으려면 반드시 알아둬야 하는 여러가지 사항들이 많았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걸 유머랑 섞어서 재밌게 얘기해 주었는데 그땐 피곤하다고 느꼈다니 왠지 미안하다.
⬇그 분은 Ian Hart 라는 영국 배우를 똑 닮았다.
https://blog.naver.com/whung86/220320246743
드디어 입성😭😭😭
겨울에 머물렀던 다른 블로거분의 사진을 봤을 땐, 약간 김이 서리고 따듯한 느낌이었는데,
난 초여름이라서 그런지 그저 맑고 깨끗하고, 마치 신입생의 느낌이랄까.
저 침대, 저 창문, 저 의자, 저 책상, 저 옷걸이 저게 다 레전드란 말이다.
(의자랑 책상이며 다 이름이 있는데, 그래서 잘 아는 사람은 척하면 척 하고 아는데 전 그렇게까진 모릅미다...)
지금 생각해보니, 폰디체리가 이 도시의 영향을 엄청 받은 느낌이다.
폰디체리라는 도시도 오로빌이라는 공동체로 유명한데다가(여긴 공동체라고 할 순 없지만),
폰디체리 기념품가게에서 파는 물건들이, 나중에 바우하우스 뮤지엄에 가서 보니까 다 그 물건들이었다.
천장도 보면 완전 폰디체리 여느 숙소에서 흔히 보이는 스타일이다.
(그러고보면 폰디체리에서는 스와스티까 GH랑 그 외 오로빌 산하 GH 밖에 안가보긴 했지만)
이 바우하우스 기숙사에 머무는 이유의 80% 지분이 아마 이 베란다 때문일 것 같다.
그 영국배우 이안 하트를 닮았다는 분이 여러가지를 설명해 주시면서 말씀하시길,
이 베란다에 들어가는 것은 자신이 오롯이 위험부담을 져야한다는 것.
밖에서 보면 그냥 얇은 시멘트로 지어져 있어서 왠지 서서 나대다가는 뚝 떨어질 것 같은 공포가 진짜 심하다.
게다가 저 얇은 안전바(라고 해야하나)는 허리 높이 정도 밖에 안되서 하여튼 고소 공포증 같은 거 없는 사람도
저기를 보기만 해도 왠지 발발 떨린다.
하오 침대 간결한 것 봐.
습도 낮은 땡볕에 땡땡 말린 초여름 냄새가 나는 바삭바삭한 시트가 좋다.
아이고 더워. 건물이 달궈져서 얼마나 더운지 모른다. 정말 뜨겁다 뜨거워.
이 때는 바우하우스 기숙사에 머무는 거 외에는 아무 정보가 없었다.
데사우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도 몰랐다.
그래서 일단 할 것도 없으니 쇼핑몰이나 가볼까. 싶은 마음으로 좀 걷다보니 벌써 도착.
너무 한낮이라 그러니 사람들이 거의 없다.
저 천장으로 자연햇살 들어오게 하는 거 너무 좋은데, 역시 이런 날씨엔 좀 덥긴 하다.
습도가 높지도 않고, 양산을 썼는데도 아주 더워죽겠다.
그래도 그늘진데 들어오니 땀이 좀 식는다.
우와 한국 컵라면이잖아!!!!!!!!!!!!!!!!!!!
1.89유로면 꽤 비싸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야.
이걸로 오늘 저녁을 하자 싶어 일단 2개 사왔다.
(일단 4개 사왔어야 했다.)
독일이 원래 그런가? 여름이라 그런가?
아무튼 젤라또 가게가 인기가 제일 많다.
그리고 유난한 걸 그렇게 시켜먹는다. 예를 들어 파르페, 바나나스플릿 같은.
나는 그냥 지고지순하게 바닐라맛 한 컵만 시켜먹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투비 오알 낫 투비 라는 꽤 유명한 레스토랑이 있는데 브레이크 타임인 모양.
그냥 레스토랑이 아니고 약간 실험적인 음식을 내는 그런 가게였다.
아무튼 내가 관심있는 건 컵라면 뿐이라고.....
와 정말 데사우는 뭐랄까. 2134년의 도시 같달까.
쇼핑몰 맞은 편의 광장 겸 공원에 있는 조각상이나 분위기는 약간 공산주의 도시 같은 느낌을 주는데,
이렇게 동네를 돌아다니다 보이는 아파트는 어디서도 못 본 바우하우스 양식이 느끼지는 것이 많다.
이 아파트만 봐도 이렇게 주황색의 라인을 뙇! 하는 아파트는 보기 쉽지 않단 말이다.
아니 이건 또 뭐냐고. 이렇게 입체적인 느낌을 주게 하는 아파트는 또 뭐냐고.
진짜 멋지잖아. 이 아파트 정말 멋지다.
땡볕에 한참을 걷고나니 지쳤다.
뜨겁지 않은 커피는 커피가 아니라고 주접을 떨던 젊은 시절도 지났다.
더울 땐 차가운게 마시고 싶어....
하지만 유럽에선 대부분 아이스아메리카노는 통하지 않는 소리였는데,
그나마 내가 깨달은게 앞에 아이스아메리카노 대신 ice kafe 라고 하면?! 내가 원하는 차가운 커피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 주문했다. 근데 좀 이상한게 가격도 좀 이상스레 비싸고,
막 카운터 뒤 주방에 가서 뭐 한참을 하길래 걱정스러웠는데 나온 것은 저렇게 요란한 것이었다.
까페에 얼음을 넣고, 그 위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한 스쿱 크게 넣은 다음에 휩크림을 잔뜩
뿌리고 초코시럽으로 그 위를 조진뒤에 웨이퍼 과자를 꽂아주면 완성.
흐어어어.. 😱😱
아까 요란하게 먹는 애들 은근슬쩍 욕했는데 지금은 내가 이렇게 먹고 있군.
아무튼 대충 크림이랑 아이스크림을 옆으로 몰아서 커피길을 만들어서 대충 마시려다가도,
아이스크림이 아까워서 어영부영 다 마시고 일어났다.
김치면부터 시작해볼까.
아유 맛있어. 아유
진짜 이게 얼마만이냐. (사실 얼마 되지도 않았음.)
말린 김치 건더기도 얼마나 많은지 진짜 너무 맛있어서 정말 기절할 뻔 했다.
신라면까지 접수했다. 이건 못 참지.
저 세련된 바우하우스 레드를 꽤나 잘 뽑아냈군 신라면.
나는 김치면이 훨씬 더 맛있었다.
아이고 세상 한갓지다.
베란다 밖으로 나가면 바람이 정말 쌩쌩 부는데, 방 안으로 들어오기만 하면 바람이 아예 없어지면서 꽤 덥다.
여름이라 해도 엄청 늦게 져서 시간도 많고 낮잠이나 한숨 때리기로 했다.
내가 시내 반대 방면이라고 부르는 건, 역 반대쪽으로 간다는 말.
반대쪽은 마스터 하우스가 모여있고, 좀 더 가면 큰 마트도 두 개 있다.
마스터 하우스를 구경 할 시간은 지나서 마트나 구경가볼까 하는 마음으로 길을 나섰다.
이 날도 꽤 자서 다리가 아팠지만 한참을 잤는데도 날이 훤해서 여유로운 마음이다.
베이커리 체인인 모양이다.
6시면 문을 닫아서 벌써 문을 닫았다.
내일 아침은 여기서 먹어야징! 하는 마음으로 사진을 찍어두었다.
기숙사는 인터넷도 안되지만, 시설만큼은 최고다.
방 호수는 어쩌다가 4.53호 인지 모르겠는데 저 평범한 수동키로 보이는 키는 사실 전자키다.
저 키에 대한 여러가지 주의사항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 까먹었다.
키를 방 안에 놓고 나오면 문이 그냥 잠겨 버려서 못들어가니 주의하라던가 그런 류.
걸어가면서 보면 저 집 통유리로 집 안이 훤히 들여다 보였다.
사실 의식해서라도 보면 안되는걸텐데, 남의 집 안은 왜이렇게 궁금한지 몰라.
바로 서로 붙어있는 대형마트.
여기까지 오는 길에 간간히 가게들이 있었는데 그걸 보는게 좋았다.
우리나라는 뭐든 온라인으로 사는게 제일 싸고 편하니까,
온라인에서 먼저 찾아보기 마련인데, 여기는 있는 가게는 가구, 전자제품, 잡화부터
장르가 다양한데다가 나름 세일한다고 써붙여놓기도 하고, 판매에 진심인 느낌이 좋았다.
아무튼 몽글몽글해진 마음으로 마트를 휘휘 둘러 구경을 하고 나왔다.
집에 가는 길에 아시아 음식점을 발견.
갑자기 식욕이 동했다. 참을 수 없어 볶음국수 하나를 포장했다.
음식을 하는 직원이 베트남인인지 나한테 막 박항서 얘기를 막 하면서 최고랬다.
앞에 주문이 좀 밀려서 미안해서 그냥 하는 스몰토크 인 것 같았는데 그게 안쓰러워서
괜찮다고 천천히 하라고 했다.
아래 사진은 필터를 쓴 사진이다.
그나저나 한 두입만 먹겠어! 하고 먹기 시작했는데, 세상 이게 왠일이야.
너무 맛있는게 아닌가. 그래서 저 큰 한 박스를 다 흡입해버리고.
마트에서 귀여워서 산 과자까지 뜯었다.
저 과자는 무슨 맛일까 했는데 감자맛이어서 맛있었고 모양까지 귀여워서 개꿀.
저기 의자를 내놓은 사람도 있네. 저건 아마 낮은 층이어서 그렇지 않을까?!(추측)
나는 제일 높은 층에 머무는 사람으로서...
자야하는데, 마음이 흥분해서 그런지 더워서 그런지 잠이 오질 않는다.
이 때가 밤 9시쯤인가.
밤 10시가 되니 이제야 좀 해가진다.
생각해보니 여름의 유럽엔 처음 와본다. 이렇게까지 해가 늦게 지니 기분이 이상하다.
이렇다면 난 이런 여름의 유럽에 살고싶다.
여기서 누워서 밖을 바라보는 일은 질리지가 않는 일이다.
유심칩으로 되는 인터넷은 도대체 너무 느려서 사실상 카톡이나 웹서핑을 하는 건 말이 안됐고,
그나마 팟캐스트를 스트리밍으로 듣는 정도는 가능해서 너무 좋아해서 여러번 듣고 또 듣는 팟캐스트를 계속 들었다.
혹시 나도 모르게 저 밖으로 걸어나가게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의자로 앞을 막아두었다. (진짜 겁이 났다.)
요새 저희 아버지가 저를 시집 못보내서 안달이십니다.
아니 요새가 아니라 몇 년 전부터 그러셨는데(ㅋㅋㅋ)
어제는 저도 광화문에 일이 있고 아버지도 친구분들 만나러 광화문 온다고 하셔서,
기다렸다가 아버지 차타고 같이 집에 오는데, 갑자기 한탄을 하시며(ㅋㅋㅋ)
아니 내가 딸 때문에 이렇게 고생할 줄은 몰랐다며,
보통 딸들은 땡땡 거리면서 사람 골라가며 가는 거 아니냐고 하시는데 웃겨서
제가 차에서 한참 자지러지게 웃고, 아빠도 같이 배가 터지게 웃으면서 왔습니다.
아, 아빠 나도 친구들한테 아빠가 가진 발렌타인 30년산 걸고 남자친구 수배 걸어놨다고... (아버지 모름)
(남자친구 소개시켜 주고 100일 이상 사귀면 발렌타인 30년산 무료로 드립니다.)
+ 아니 왜 이렇게 광고성 댓글이 비댓으로 달리는걸까요?
이렇게 찾아들어와서 달리기도 쉽지 않은데.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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